미국 유명 시트콤 How I Met Your Mother에서 나온 한 장면인데요. 어느 괴팍한 상사가 자신과 똑같은 초록색의 넥타이를 매고 온 직원을 자르는 한장면이에요. 자신이랑 똑같은 색상의 넥타이를 매고 온 게 기분 나쁘다며 직원을 자르는 이 모습은 웃기게 묘사가 되었지만, 조금의 과장을 섞었지만 미국에선 실제로 이런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실제 예시로 유명한 것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애플의 스티브잡스 이야기죠. 같은 엘레베이터에 탄 직원에게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냐고 했는데, 대답이 시원치 않았던 직원에게 회사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며 그 자리에서 해고했다는 얘기죠 😮 그 외에도 당일 해고는 기본이고 새벽에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해서 직원이 다음날 출근해서 로그인하려고 하니 권한이 하루아침에 사라져서 일을 못하게 되고 그때서야 자신이 해고 됐다는 걸 알게된 상황은 매우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해요.''
이렇든 미국의 기업 문화에서는 직원을 해고하는 것이 매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19년 OECD 기준 37개국 가운데 오랜 기간 미국이 해고 유연성이 1위라고 해요. 직장인 2명 중 1명 꼴로 구조조정에 의해 해고를 당한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죠. 왜 도대체 미국은 해고가 이렇게나 쉬운 걸까요?
미국은 전통적으로 임의 고용 제도가 존재한다고 해요. 19세기 후반에 대부분의 주에서 점차적으로 도입된 이 제도는 언제, 어떤 이유로든 사전 통지 없이 고용 및 해고가 가능한 제도를 뜻하고, 차별이 아닌 한 대부분의 주에서 유효한 원칙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직장을 선택할 때 있어서 중요한 것에 대한 얘기를 할 때 항상 순위권으로 나오는 단어는 Job Security예요. Job security란 직업안정성 즉, 해고 당하는 것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안전한 일인가를 의미해요. 미국의 문화는 한국과 달리 저금에 대한 개념이 매우 약한데요. 문화적으로 한달 번 돈으로 한달을 살아내는, live paycheck-to-paycheck 문화를 갖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실제적으로 월세를 기반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매달 월급에서 집 임대료로 나가는 비용이 어마어마한데요.
제가 10년 전 미국에서 살 대 집렌트가 너무 비싸서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어서 하우스메이트를 찾아서 살았는데요.
여러군데를 다녀보고 말도 안되게 싸다고 해서 선택해서 살았던 곳이 있는데, 방이 8개 있는 집이었는데, 각자 방 1개를 빌려서 사는 시스템이었는데 10년전이었는데 그때 800달러(약 110만원)를 내면서 살았어요. 그 당시 아는 형이 여동생이랑 둘이 사는데 4500불을 냈던 것에 비하면 너무 쌌죠. 그러다보니 돈을 모으는 게 쉽지 않아요. 그런 문화다 보니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짤려버리면 당장 집값을 낼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많아요. 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집값이 밀렸다고 집주인한테 욕먹는 장면들이 자주 나오는데, 그건 실제로 매우 가능한 일이에요. 실제로 “moved back into parent’s house”라고 부모님네로 다시 들어갔다는 게 매우 창피하면서도 절박한 상황으로 인식돼요. 그렇기 때문에 해고당하지 않기 위해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애를 쓰는 문화가 미국의 문화 같아요 😓
이전 편에서도 몇번 언급이 된 것처럼 미국은 성과주의가 매우 강한 나라에요. 데드라인과 책임이 개인에게 주어지고 그 무게가 매우 무겁죠. 점심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고 점심 때도 개인적으로 관리하는 것의 큰 이유 또한 각자가 감당해야하는 일을 시간 내 맞춰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흔히 미국은 야근을 안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실제로 야근을 안하는 건 아니에요. 자신의 일을 끝내지 못할 경우엔 당연히 야근을 해서라도 근무를 해야하는 거죠. 성과가 자신의 직업안정성과 직결되어 있으니 자신이 맡은 바를 더 잘하려고 하게 되고 자연스레 좀 더 일에 몰두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긍정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기피하는 팀원 스타일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FREE RIDER입니다. 무임승차자를 의미하죠. 한국에서도 대학교에서 조과제를 할 떄 이런 부분 때문에 곤란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이런 무임승차자에 대해 더욱 냉정하게 대하는 것 같아요.
제가 대학교를 다닐 때도 이런 무임승차자가 있으면 아무도 고민하지 않고, 그 사람의 이름을 제외한다거나 조과제를 제출하면서 교수님께 꼭 얘기를 하는 문화였어요. 그만큼 합리적으로 자신이 맡은바를 열심히 해야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미국에서는 자기 PR이 가장 중요한데요. 다른 팀 사람들에게도 내 일을 내가 얼만큼 잘 알고, 잘 하고 있는지 어필을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모습을 정치적이거나 편협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자신의 역할을 다 한 것에 대해 스스로가 얘길하지 않으면 남이 알아주지 못하고, 그렇다면 생존하는 것도 어려우니 미국 사회에선 이런 모습이 어찌보면 매우 당연하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 미국에서 3년째 직장 생활을 하는 어떤 여성분께서 미국 직장에서는 겸손이 미덕이 아니라고 얘기하신 글을 봤는데 매우 공감이 갔습니다. 한국은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스스로 얘기하는 것이 거만하거나 잘난척하는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미국에서 그럴 경우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미국에서 내향인들은 이런 부분 때문에 더 많이 어려워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내향인.... 바로 저예요.......🥺)
그래서 좀 더 proactive 하게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고 사람들과 인맥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많이 하게 되고, 이런 부분을 많은 내향인들을 도전으로 받아드리게 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미국에서 자기 자랑을 하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친 자랑은 아니지만 자신의 업적을 드러내서 사람들이 알 수 있게끔 하는 것, 바로 자신을 브랜딩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나타내는 문화는 우리 나라에서도 잘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해고 당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해나가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어려움이 될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고 너무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해고가 쉬운 만큼 취업을 하는 게 더 쉽거든요! 💡미국의 재취업 기간은 어마어마하게 짧다고 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그만큼 선택지도 넓다고 해요. 특히 코로나 이후로 재택 근무가 가능한 곳이 많이 생겨서 집값이 싼 곳으로 이사를 가고 재택으로 일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해요. 그뿐 아니에요. 식당에서 알바를 하고 팁까지 계산을 하면 벌 수 있는 돈이 꽤나 많기 때문에 다음 일자리가 안잡힌다 하더라도 당장 먹고 사는 걸 너무 많이 걱정할 필요는 많이 없어보여요. 또 특이한 점은 미국엔 정년이 없다는 점입니다. 영화 "인턴" 보신 분들 계신가요? 영화에서 로버트 드니로는 70세의 은퇴한 할아버지였어요. 근데 어느날 패션회사에서 Senior Intern 시니어 인턴을 뽑는다는 것을 보고 지원해서 패션회사 대표와 우정을 쌓는 이야기인데요, 다들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를 대하면서 신기해하지만 불가능한 일이 아니란 걸 우리는 알 수 있죠. 어찌보면 매우 냉정하고 팍팍하다고 보이는 미국의 기업 문화인데요, 그만큼 그나름대로의 유연성과 장점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는 자신이 맡은 바를 다 하려고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생각하는데요. 실제로 우리 한국 사회에서는 일하기 싫지만 월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출근해서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며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우리가 일생을 살면서 일하는 데 시간을 쏟는 비율이 매우 큰 만큼 일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의미가 없다면 인생을 낭비하는 느낌을 받기도 해요. 또한, 그렇게 자기 일에 진심이고 Pride를 가질 때 더 좋은 성과가 나온다고 믿어요. 미국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주자로 달리며 많은 분야에서 파격적인 변화와 innovation을 이끌어내는 데 이런 이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살아남기위해 (돈을 받기 위해) 시간을 떼우는 것과 살아남기위해 성과를 내는 것, 장기적으로는 누가 승자가 될 지는 자명한 것 같아요.
결국 불합리하게 직원을 해고해서 힘들게 하지 않는 것과 자신의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것의 줄다리기 같은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